KCI 등재 학술지에 논문을 투고하는 분들 중에, 메일로 날아온 편집위원회의 ‘초록 수정 요청’ 때문에 당황했던 경험 한 번쯤 있으실 거예요. 분명 내용은 오랜 시간 공들여 썼는데, “과장된 표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라는 코멘트와 함께 특정 단어를 지적받으면 조금 억울하기도 하고요. 특히 외국 저널에서는 크게 지적받지 않던 표현들이 KCI 심사에서는 유독 까다롭게 걸러지는 경우가 있어서 더 난감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건 단순히 표현의 문제가 아니에요. 국내 학술 생태계 전반에서 ‘객관적이고 신중한 기술’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생긴 문화입니다. 흔히 습관적으로 쓰는 “최초”, “혁신적”, “전 세계” 같은 단어들이 엄밀히 따지면 객관적 근거 없이 연구의 의미를 부풀린 ‘과장 광고’로 간주될 수 있어요. 그래서 KCI 고객센터 안내나 각 학회의 심사 규정을 들여다보면 단어 레벨의 구체적인 제한 지침들이 존재합니다.
이 글에서는 공식 안내와 약관, 그리고 실제 심사 사례를 토대로 KCI 요약(초록)에서 절대 쓰지 말아야 할 ‘금지 단어’들을 정리해 드릴게요. 그냥 단어 목록만 나열하는 게 아니라, 왜 이런 표현이 문제가 되는지, 어떤 문장에서 어떻게 걸러지는지, 그리고 뺐을 때 비어 보이는 자리를 어떻게 논리적으로 채울 수 있는지까지 꼼꼼히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준비되셨다면 하나씩 시작해 볼까요.
✅ 이 글에서 다루는 핵심 요약
- • KCI 초록에서 과장 표현을 막는 이유와 실제 불이익 사례
- • ‘절대·완벽·혁신·전 세계’ 등 구체적인 금지 단어 목록
- • 과학/의학 분야에서 특히 문제되는 건강·효능 과장 문구
- • 뺀 단어 자리를 채우는 객관적 대체 표현 가이드
- • 수정 요청을 받았을 때의 대응 절차와 체크리스트
글 순서
KCI가 ‘금지 단어’에 민감한 이유, 그리고 실제 불이익
많은 연구자들이 “표현의 자유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KCI에서 과장 표현을 엄격히 제한하는 데는 명확한 규정과 목적이 있어요. 약관규제법이나 표시광고법에서 상업적 광고에 대해 거짓·과장 표현을 금지하듯, KCI 초록도 사실상 ‘연구의 광고판’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학술적 진실성을 지키려는 장치라고 보시는 게 맞습니다.
실제로 한국연구재단 측은 KCI 학술지 평가 기준과 논문 등록 심사 과정에서 “허위·과장 표현”이 확인되면 교정 요청을 하고, 시정되지 않으면 해당 논문의 등록을 보류하거나 학술지 평가에 불이익을 줄 수 있어요. 단순히 “이 단어는 쓰지 말아 주세요”가 아니라, 저자 스스로 연구의 한계와 범위를 솔직히 밝히길 요구하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이런 심사 가이드라인이 모호했는데, 최근에는 고객센터 FAQ와 일부 국내 학회의 편집위원회 매뉴얼이 점점 구체화되고 있어요. “모든”, “전부”, “절대” 같은 100% 단정 표현이 바로 그 대상입니다. 즉,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앞으로 초록을 쓸 때 시간을 꽤 절약할 수 있을 거예요.
꼭 피해야 할 대표적인 과장 단어 리스트와 사례
공식 교정 사례와 편집위원회 안내문을 종합해 보면, 가장 빈번하게 지적되는 금지 단어들은 크게 다섯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어요. 이 중에는 평소 무심코 썼던 표현도 많아서 한 번쯤 점검해 보는 게 좋습니다.
| 구분 | 대표 금지 단어 | 자주 문제되는 맥락 |
|---|---|---|
| 절대성·완전성 | 절대, 반드시, 무조건, 완벽, 완전, 전부, 전량, 전면적 | “완벽하게 제거”, “전량 복구 성공” |
| 주관적 최상급 | 최고, 가장, 제일, 유일, 압도적, 뛰어난, 특출난 | “가장 뛰어난 성능”, “제일 효율적” |
| 혁신·최초 강조 | 최초, 혁신적, 전례 없는, 지금까지 없었던, 맨 처음 | “세계 최초로 구현”, “혁신적 알고리즘” |
| 범위의 과대 포장 | 전 세계, 전국, 전역, 모두가, 모든 곳에서 | “전 세계 연구자들이 주목”, “전국적 현상” |
| 과도한 강조 부사 | 극적으로, 대폭, 매우, 대단히, 무한정, 놀랍게도 | “대폭 향상”, “극적으로 감소” |
이 표에 나온 단어들이 초록에 하나라도 들어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탈락하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심사자의 시선에는 “이 연구자는 자신의 성과를 상당히 과장하려는 성향이 있구나” 하는 인상을 줄 수 있어요.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의 부당 표시광고 심사 기준을 참고하면, 이런 표현은 ‘소비자(독자) 오인성’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학계에서도 동일한 논리로 규제됩니다.
과학·의학 분야에서 특히 주의할 건강·효능 과장 문구
공학이나 인문사회보다 의약학·바이오·식품 분야 초록이라면 한층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돼요. 약관이나 광고 심의 규정에서 이미 정립된 기준이 학술 초록에도 그대로 반영되거든요. 예를 들어 탈모 치료제 관련 임상이 아닌데 원인을 잡는다고 표현하거나, 단순 비타민 보충제인데 ‘스트레스 치유’나 ‘면역력 강화’ 같은 표현을 넣으면 그 즉시 과장 문구로 지적받습니다.
의학논문편집인협의회(KAMJE) 가이드라인을 보면, 원고 작성 시 사용한 인공지능 도구까지 공개하도록 권고할 정도로 투명성을 중시하는 분위기예요. 이런 상황에서 “만성 피로 개선”이라든가 “한 번만 발라도 완벽 차단” 같은 표현은 객관적 근거 없이 막연한 효능을 암시하기 때문에 초록에서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또 하나 조심할 점은, 자사 설문조사나 소규모 파일럿 스터디 결과를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한 입증’처럼 포장하는 거예요. 이런 문구는 KCI 심사 단계뿐만 아니라 추후 논문이 공개된 뒤 독자들의 오류 신고를 받을 수도 있어서 이중의 리스크가 생깁니다.
⚠️ 중요 주의사항
해외 저널과 국내 학술지의 표현 기준이 다릅니다. 해외에서는 ‘novel’, ‘first report’가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허용되지만, KCI에서는 이를 ‘최초’, ‘혁신적’으로 직역할 경우 과장 표현으로 간주될 수 있어요. 해외 투고 경험이 많을수록 이런 차이를 인지하지 못해 불필요한 수정 지시를 받는 경우가 많으니, 국문 초록과 영문 초록의 뉘앙스를 구분해서 작성하는 게 좋습니다.
금지 단어를 뺐다면? 객관적인 대체 표현으로 채우는 기술
“알겠어요, 그럼 그 단어들을 다 빼면 초록이 너무 밋밋해지지 않을까요?” 이 부분을 가장 많이 걱정하시는데, 오히려 과장어를 빼고 나면 진짜 연구의 강점을 더욱 정밀하게 드러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최초로 개발했다”보다는 “이전 문헌에서 보고된 바 없는 접근법을 제안한다”고 쓰면, 주장의 크기는 줄어들지만 신뢰도는 올라갑니다.
‘완벽하게’라는 단어는 문장의 수식어 역할을 할 뿐, 실제 데이터를 대신하지 못해요. 이 표현을 빼고 “99.8%의 오염 제거율을 확인했다”고 수치를 드러내는 편이 훨씬 과학적인 글쓰기입니다. 비슷하게 ‘대폭 향상됐다’ 대신 “약 32%의 성능 개선이 관찰되었다”고 기술하면, 수치를 통해 독자들이 스스로 그 의미를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효능 관련 표현은 더 민감한데, “면역력을 강화했다”라는 표현은 연구에서 특정 사이토카인이나 면역세포 수치 변화를 관찰했다면 “IL-6 수치가 유의하게 감소했다(p<0.05)”고 한정적으로 서술하는 게 안전합니다. 기적 같은 변화를 암시하기보다는, 이 연구가 밝혀낸 범위 안에서만 단정적으로 말하는 습관을 들이시길 권해요.
초록 제출 전에 반드시 챙겨야 할 체크리스트
아래 체크리스트는 편집위원회에서 자주 지적하는 요소들을 바탕으로 만들었어요. 논문 투고 전 마지막 단계에서 하나씩 확인해 보시면 좋습니다.
- 초록에서 ‘최초, 유일, 완벽, 절대, 무조건’ 같은 절대적 표현이 하나라도 있는지 확인했는가?
- ‘전 세계, 전국, 모든, 전부’처럼 검증 불가능한 범위를 단정하는 표현이 존재하는가?
- ‘대폭, 극적으로, 매우’ 같은 주관적 강조 부사 대신 구체적인 수치나 통계값을 제시했는가?
- 의약학·바이오 분야라면 허가받지 않은 효능을 암시하지 않는지 확인했는가?
- 소규모 연구 결과를 마치 대규모 임상시험이나 일반화된 결론처럼 포장하지 않았는가?
- 영문 초록과 국문 초록의 표현 강도가 다르지 않은지 대조해 보았는가?
- 연구의 한계나 제한점을 지나치게 축소하거나 생략하지는 않았는가?
“과장 표현입니다”라는 통보를 받았다면? 실제 수정 절차
만약 심사 과정에서 이미 과장 표현 지적을 받았다면 너무 낙담하지 마세요. KCI 편집위원회는 대부분 수정 기회를 제공하고, 저자가 협조적으로 대응하면 빠르게 통과되는 편입니다. 일반적인 수정 절차는 대략 다음과 같이 흘러가요.
첫째, 편집위원회나 심사자가 지적한 금지 단어가 포함된 문장을 그대로 수용해서 수정해 주셔야 해요. 이때 “이 표현은 학계에서 통용된다”고 방어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앞서 알려드린 대체 표현으로 자연스럽게 바꾸는 게 협조적으로 보입니다. 둘째, 수정한 내용을 반영한 초록과 함께 ‘수정 사항 답변서’를 작성하는데, 어떤 문장을 어떻게 바꿨는지 표로 요약해서 보여주면 심사자 입장에서 검토하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이후 재심사는 보통 7일 이내, 길면 14일 정도 소요된다는 게 고객센터 안내의 전형적인 기준이에요. 다만 학회 일정이나 편집위원회 업무량에 따라 더 걸릴 수도 있으니, 논문 발표 일정에 여유를 두고 투고하는 편이 좋습니다.
KCI 초록 과장 단어 관련 자주 묻는 질문 (FAQ)
Q. “매우 효과적이었다”라는 표현이 연구 결과에 정말 잘 맞는데, 이것도 안 되나요?
‘매우’라는 부사는 객관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아요. 대신 “대조군 대비 40% 이상의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고 수치를 명시하면 표현 의도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규정을 피할 수 있습니다. 독자에게 판단의 여지를 남겨 주는 게 핵심이에요.
Q. “세계 최초”라는 표현을 정말 쓸 수 있는 경우는 없나요?
정말로 전 세계 어떤 논문, 특허, 보고서에도 선행 사례가 전혀 없다는 걸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다면 이론적으로 가능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특허청 검색과 글로벌 논문 데이터베이스 조사 결과를 명시하고, 심사자들이 이를 납득하지 않으면 결국 수정하도록 권고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최초 보고’보다는 ‘기존 연구에서 다루어지지 않은’이라는 표현을 권장합니다.
Q. 명백한 수치로 입증됐는데도 “완전히 제거”라고 쓰면 안 되나요?
99.9% 제거되었더라도 ‘완전’은 100%를 의미해요. 실험 한 번에서 100%를 달성했더라도, 조건이 바뀌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학술적 글쓰기에서는 지양합니다. “검출 한계 미만으로 감소했다” 같은 표현이 훨씬 과학적인 서술입니다.
Q. KCI 초록 말고 본문에서는 이런 표현을 써도 될까요?
본문이라고 자유로운 건 아닙니다. 다만 본문에서는 데이터와 함께 논리적으로 설명할 기회가 더 많으므로, 표현 하나에 집중하기보다는 전체 서술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요. 초록은 특히 더 압축적이고 강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심사 기준이 엄격하게 적용됩니다.
Q. 영문 초록을 먼저 쓰고 국문으로 번역했는데, 번역 과정에서 과장이 생겼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글과 영문의 뉘앙스 차이로 인해 ‘significant’를 ‘극적으로’ 혹은 ‘현저하게’로 옮기면서 과장이 발생하는 일이 잦습니다. 이 경우 영문 원본의 객관적 톤을 살려서, ‘유의한’ 혹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으로 번역하는 걸 권장해요. 절대 우리말로 옮길 때 더 화려하게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Q. 수정 요청을 받았는데, 대체 문구를 잘 모르겠다면 누구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
소속 기관의 연구지원팀이나 도서관 학술정보 서비스에서 교정을 도와주는 경우가 있고, 일부 대학은 논문 작성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해요. 또한 해당 학회 편집위원회에 정중히 문의하면 어떤 표현이 문제였는지 더 구체적인 가이드를 받을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면책 및 안내문: 이 글은 2025년을 기준으로 한 KCI 고객센터 공지사항, 광고심의 규정, 학술지 편집위원회 매뉴얼 및 관련 법령을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하지만 각 학회와 학술지마다 세부 심사 기준은 차이가 날 수 있으며, 편집위원회의 재량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도 있어요. 실제 투고 전에는 반드시 목표 학술지의 최신 투고 규정을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